L NOTE Issue No.9 Unlock the Future of Aerospace with Dubai Airshow!(부제: 스원이의 첫번째 해외출장)
L NOTE 아홉 번째 이슈,
「Unlock the Future of Aerospace with Dubai Airshow!(부제: 스원이의 첫번째 해외출장)」
두바이 에어쇼는 항공우주업계 세계 최고 수준의 행사입니다.
특히나 올해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개최되는 만큼, 항공업계의 회복을 보여주는 중요한 행사로 평가 받았습니다.
거기에 두바이 에어쇼만의 특별함은 다양한 국가의 항공기를 만나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의 최신예 전투기가 하나의 활주로를 공유하고 있는 곳이 바로 이곳, 두바이입니다.
전시관의 메인 부스이자 UAE의 대표 방위산업체인 EDGE의 화려한 무인기 라인업,
국내 및 서방의 전시회에서는 만나보기 어려운 중국의 방산 기업들, 브라질과 스페인의 공격형 무인기들..
이번 편에서는 국내에서는 낯선 국가의 무인기들을 만나보고,
다양한 비즈니스의 형태를 상상해 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사막의 땅에 피어난 기적같은 도시 두바이’
첫 해외 출장으로 도착한 두바이 밤은 과연 상상과 같았습니다. 중동의 허브, 두바이 공항의 화려함은 신시가지의 마천루 숲으로 이어졌습니다. 하늘을 찌를듯 높이 솟은 부르즈 할리파는 보석처럼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세계에서 제일 높은 빌딩, 세계에서 제일 큰 쇼핑몰, 세계에서 제일 큰 관람차... 세계 최고의 수식어를 여럿 가진 도시의 위용에 그만 압도됐습니다.
막대한 자본과 최첨단 기술이 만들어낸, 그야말로 기적의 도시였습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일찍이 오일머니에 기대지 않고 지속 가능한 미래 먹거리 창출에 집중했습니다. 두바이는 이 과정에서 중동의 물류 중심이자 경제, 관광, 마이스 산업의 꽃으로 성장했습니다.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물류 인프라에 투자하고 해외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한 결과입니다.
자 그럼, 두바이 에어쇼로 함께 가시죠!
이번 출장의 목적, DUBAI AIRSHOW 가 열리는 두바이 월드 센트럴(DWC) 국제공항으로 향했습니다!!
두바이 에어쇼는 항공우주업계 세계 최고 수준의 행사로, 전 세계 항공사들이 신형 항공기와 항공서비스 등을 선보이는 자리입니다. 특히나 올해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개최되는 만큼, 항공업계의 회복을 보여주는 중요한 행사로 평가 받았습니다.
메인 전시공간에는 특히나 방위산업 분야의 기업들이 기술력을 내세우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 각국의 정부, 군, 업체 관계자들이 모여 기술 트렌드를 파악하고, 비즈니스 미팅을 추진합니다. 더러는 판매 상담에 이어 계약이 체결되기도 합니다.
두바이 에어쇼만의 특별함
에어쇼에서 이토록 다양한 국가의 항공기를 만나볼 수 있을까요. DWC 국제공항에서는 미국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의 최신예 전투기가 하나의 활주로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미국 Lockheed Martin의 F-35, 중국 청두 항공기 공업그룹의 J-10, 러시아 수호이사의 Su-35가 나란히 전시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 두바이 에어쇼입니다. UAE가 서방과 러시아, 그리고 중국과의 관계에서 상당히 성공적으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국내 전시회에서는 만나보기 힘든 중국과 튀르키예, 브라질 등의 업체 전시품에 주목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상황 속에서도 서방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와 중동 국가들의 비난을 받는 이스라엘이 참석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러시아는 메인 전시관에 국영우주기업(Roscosmos) 를 제외하고는 모두 전시관에서 멀리 떨어진 별도의 공간에 부스를 마련했고, 이스라엘 IAI 등의 부스는 텅 비어 있었습니다.
무인기에 대한 자신감을 엿보다, 중국
중국은 방산업체가 연구실적을 공개하지 않는 탓에 기술 수준을 판단하기 어려운 나라입니다. 이번 에어쇼는 '현지조사'도 쉽지 않은 중국 업체의 제품을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중국은 최신 스텔스기와 전략 수송기, 미공개 드론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항공기를 선보였습니다. 중국 국영 방산기업인 중국 항공기술수출입공사(CATIC, China National Aero-Technology Impot & Export Corporation)를 포함해, 30개 이상의 민수 및 방산 제조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ATIC의 전시 부스 한가운데를 장식하여 큰 주목을 받은 제품은 최신의 대형 회전익 무인기 'AR-2000'의 실물크기 모형입니다. 올해 초 첫 비행 시험을 마친 AR-2000은 센서의 성능이나 실제 무장 탑재력, 최대속도나 항공거리 등 구체적인 성능은 확인할 수 없었지만, 수년간 급격한 발전을 이룬 중국의 무인기 분야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중국 최대의 방위산업체 중 하나인 중국병기공업집단(NORINCO)에서는 다양한 정찰 및 공격형 무인기와 감시정찰/공격용 임무장비들을 선보였습니다. NORINCO는 UAE의 IGG(International Golden Group)와 공통 R&D 프로젝트도 추진하는 등 중동 시장을 겨냥한 활발한 행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Golden Eagle'이라 부르는 헬리콥터형 드론의 최신 모델입니다. 무장을 장착하는 파드가 탈부착 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진 것처럼 보입니다. 정확한 제원을 확인할 수 없어, Golden Eagle 시리즈 가운데 수출에 성공한 'CR500'을 덧붙여봅니다.
'CR500' 헬리콥터형 드론은 150kg의 페이로드를 운반할 수 있으며, 최대 5시간의 체공시간, 최대 3,000m까지 비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고 합니다.
중국산 제품은 '가성비' 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나가고 있습니다. 중국은 자금난에 시달리는 해외 방산업체의 협력업체까지 사들여 기술을 확보합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보듯, 수요자의 구미에 맞는 다양한 모델을 내 놓으며 전 세계 방산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여러 기회를 통해 관심을 가져야겠습니다.
강소업체가 일으키는 새로운 바람, 스페인
스페인은 전 세계 무기 수출국가 가운데 규모로 우리나라와 10위 권 내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국가입니다. 최근 유럽에서 군비 지출 증가 비율이 가장 높다고 알려졌습니다. 더욱이 자국 내 규모가 작은 방위산업체를 성장시키는데 국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데요, 두바이에서 만나본 중소규모의 업체를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스페인의 항공우주 방위산업체인 ARQUIMEA는 스페인 군에 납품 실적을 보유한 대표 제품으로, Q-SLAM-40 카미가제 드론 시스템을 선보였습니다. 이 제품은 우크라이나 군대에도 제공된 것으로 언론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탄약과 발사대, 통신 기능(안테나 및 무선 링크)이 있는 지상 시스템이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총 무게는 28kg으로, 두 사람으로 구성된 팀이 운반할 수 있습니다.
인상적인 자폭 무인기, 브라질
브라질은 남미 최대 규모의 방산시장을 보유한 국가입니다. 남미에서 가장 많은 방산업체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첨단 기술이 요구되는 특수시스템, 원자력 추진 기술, 전자장비 등의 분야에서 다른 남미국들에 비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1985년 한때 세계 10대 무기 수출국에 오르기도 했던 브라질의 저력을 현지 업체를 통해 확인해 봤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제품은 브라질 방산업체인 Mac Jee가 선보인 배회형(Loitering) 자폭 무인기 '안샤르(Anshar)'입니다. 아직 프로토타입 형태의 Anshar는 2025년 초 공식 출시할 계획입니다. 간단한 성능 외 세부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채, "간단한 유지 관리와 쉬운 작동 방식, 그리고 저렴한 비용으로 고비용의 표적을 파괴할 수 있는 드론"이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Mac Jee는 브라질의 주요 방위산업체 중의 하나로, 소형 전술차량 탑재형 로켓 발사 체계인 아르마딜로(Armadillo) TA-2로 글로벌 시장에 이름을 알렸으며, 정밀유도폭탄 Dagger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업체는 최근 브라질 공군의 공중 표적기 생산 전문 업체인 Eqiopeer를 인수하면서 로켓 부문의 시너지를 꾀하고 있습니다. 공격형 무인기와 유도탄의 경계가 사라지고, 유도탄을 잘 만드는 업체가 공격형 드론으로의 피봇에도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가장 최근의 전쟁에서 활약한 무인기 보유국, 튀르키예
튀르키예가 글로벌 방위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언론을 통해서도 이미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세계 주요 방산업계 100대 기업에 아슬산(Aselsan), 국영항공기업 TAI(Turkish AerospaceIndustries), 로켓산(Roketsan) 등 굵직한 방위산업계가 이름을 올리는 한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바이카르(Baykar)의 바이락타르(Bayraktar) 무인기가 명성을 날리면서 더욱이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튀르키예의 방위산업이 이토록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많은 전문가들이, 특히 무인기 분야에서는, 국산화에 대한 절박함과 신속한 획득 전략을 꼽고 있습니다. 개발과 생산을 중첩하여 동시에 추진하며, 이 과정에서 정부 예산에만 의존하는 대신 업체 자체 예산을 투입, 개발의 자율성과 유연성을 확보했다는 겁니다.
그 결과, 튀르키예는 글로벌 방산시장, 특히 무인기 시장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습니다. 우크라이나전을 통해 Bayrkar는 가장 최근의 전쟁에서 가장 많은 실전 경험을 쌓은 무인기 보유기업이 됩니다. 전장에서 확보한 수많은 데이터를 활용하여 앞으로 어떤 신제품을 선보일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TB2는 총 28개국에서 운용 중이거나 운용 예정이라고 합니다. TB3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주익을 접을 수 있는 무인공격기로 개발되어 짧은 활주로를 가진 항공모함에서도 이착륙을 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무인기로, 이륙중량과 탑재중량이 배로 늘어나면서 공격력 역시 함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으로 바이락타르 TB3의 수주계약이 시작 된다면 TB2의 운용에 익숙해진 기존 국가들이 그대로 TB3의 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진 _Bayraktar TB3, Bayraktar TB2
가장 많은 라인업, 가장 강렬한 인상 UAE
두바이 에어쇼의 주인공, EDGE를 빼 놓을 수 없습니다. EDGE의 부스는 전시회 입구에서 가장 웅장한 규모와 화려한 미디어 아트로 관람객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2019년에 출범한 EDGE그룹은 UAE에 본사를 둔 여러 방위산업체의 연합으로 구성됐습니다. 에미리트 방위 산업 회사(Emirates Defence Industries Company, EDIC), 에미리트 어드밴스드 투자 그룹(Emirates Advanced Investments Group, EAIG), 타와준 홀딩(Tawazun Holding)의 자회사와 기타 독립 조직 등 25개 이상의 회사가 모였습니다.
EDGE는 글로벌 첨단 기술 업체들을 공격적으로 사들이면서 궤도에 올랐습니다. 2023년에만 스위스 다목적 수직이착륙 제조기업 'ANAVIA', 에스토니아의 로봇 솔루션기업 'Milrem Robotics’, 요르단의 자율로봇 솔루션 기업 'MARS Robotics', UAE의 사이버보안업체 ‘OryxLabs’ 등 다수의 인수합병을 단행했습니다.
가장 많은 라인업, 가장 강렬한 인상 UAE
REACH-M : 부스 중앙에 전시된 신제품은 ‘Reach-M’ 이라는 중고도 장기체공 공격형 무인기입니다. 최대 이륙 중량이 1,500kg 이며 자동 이착륙, 사전 계획된 비행 경로 등 자율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최대 탑재량 350kg으로 24시간 동안 비행할 수 있습니다. 이전 모델을 선보인지 9개월도 채 되지 않아 새롭게 선보이는 후속작이라고 합니다. REACH-M은 아직 개발 과정 중에 있으며, 탑티어 수준의 제품은 아니지만 내구성을 낮추면서 가성비를 내세우는 전략을 취합니다.
HT-100 : ANAVIA가 제작한 소형 HT-100 다목적 무인 고성능 헬리콥터는 감시정찰 및 군수 임무를 위해 개발됐습니다. HT-100은 시속 120km의 속도로 최대 6시간 동안 비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SINYAR : FLARIS에서 제조한 SINYAR 제트 추진 항공기는 시속 545km, 고도 30,000피트로 비행할 수 있고 450kg의 탑재량을 운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전시회? 현재보다 미래를, 성과보다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
에어쇼의 전시 제품들 가운데 상당수는 아직 정식 생산까지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개발의 성공 여부보다 비즈니스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에 중점을 뒀습니다. 실제로 전시제품이나 부스 가운데에는 재미있는 모델들이 종종 눈에 띕니다.
어쩌면 전시회는 제품과 제품, 제품과 서비스, 또는 플랫폼과 탑재장비..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상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지도 모릅니다. 현실의 틀에 갇히지 않고 그 이상의 가능성을 본다면, 다양한 라인업을 가진 우리가 만들 수 있는 비즈니스에 한계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출구로 향했습니다.